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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핫매치 리뷰] 드디어 무너진 LCK의 벽, 그 원동력은 '인프라'


NLB의 시대가 끝나고 등장한 챌린저스 코리아. 지난 시즌까지 챌린저스 코리아는 그들만의 리그였다. 참가 팀들이 조직적이지도 않았고, '아마추어 고수들이 개인기를 자랑하는 리그'정도가 챌린저스 코리아의 대표 이미지였다. 실제로 2부 리그 팀이 1부 리그 팀을 이기고 승격에 성공했던 적이 없다. LCK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챌린저스 코리아가 승강전의 벽을 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때 혜성 같은 팀이 하나 나타났다. 케스파 컵에서 엄청난 경기력으로 롤드컵 우승팀 SKT T1을 꺾고, CJ 엔투스마저 제압해 우승한 ESC 에버. 그들의 기세는 멈추지 않았고 IEM 쾰른에서 QG마저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두 개의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가진 아마추어 팀이 탄생했다. 이들이라면 불가능해 보였던 승강전의 벽을 깨부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핵심 전력이었던 미드 라이너 '아테나' 강하운이 EDG로 이적하자 ESC 에버는 급속도로 흔들렸다. '아레스' 김민권의 부진도 ESC 에버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래도 ESC 에버는 포기하지 않았다. 강하운의 빈자리를 '템트' 강명구가 채웠다. 라이너들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운영형 정글러 김민권을 대신해 갱킹형 정글러 '블레스' 최현웅을 기용해 시즌 전력을 보강했다. 이윽고 시작된 라이벌 MVP와의 결승전에서 ESC 에버는 3:2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ESC 에버의 활약에도 롤은 상대적인 게임이며, 챌린저스 코리아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4월 28일 열린 롤챔스 섬머 승강전 이전까지는...

4월 28일 열린 2016 롤챔스 섬머 승강전에서 ESC 에버가 스베누 소닉붐을 3:0으로 꺾었다. 이로써 ESC 에버는 1부 리그 팀을 꺾고 승격한 최초의 2부 리그 팀이 됐다. 이들의 활약이 MVP에게도 자극이 됐을까? 이번 시즌 챌린저스에서 선의의 라이벌 구도였던 MVP는 ESC 에버의 뒤를 따라 콩두 몬스터를 3:1로 잡아내 1부 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 LCK 못지않았던 ESC 에버의 운영와 MVP의 운영

하위권 팀이 단기간에 실력을 늘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여기의 답은 게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장르에 통용되는 방법이다. 바로 '상위권 팀'의 경기를 보고 따라 하는 것. 처음에는 왜 상위권 팀들이 라인 스왑을 하고, 운영하는 것에 대해 깊은 이해 없이 형태만 따라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플레이의 이유에 대해 학습하고, 자신들이 판단해 상황에 맞는 운영을 펼친다.

적절한 인원 분배가 순위 차이를 갈랐던 이번 시즌 LCK. 아프리카 프릭스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ROX 타이거즈의 운영과 비슷한 경지까지 금세 도달했다. '협곡의 전령'을 통해 상대가 하나의 타워를 밀 때 두 개를 밀고, 탑 2차를 압박하는 척 미드로 모여 상대가 드래곤을 가져가는 사이 미드 1차 포탑을 파괴하는 운영 등. 처음엔 ROX 타이거즈의 형태를 따라 하는 것으로 출발한 아프리카 프릭스는 시즌이 끝날 때쯤 LCK 어떤 팀과도 운영 싸움에서 지지 않는 이해도를 쌓았다.

ESC 에버와 MVP에게 LCK는 좋은 교재였을 것이다. 시즌 초에는 개인기 중심으로 게임을 풀어가던 경향이 강했으나 시즌이 진행될수록 두 팀은 운영을 체화했다. 그 증거로 MVP와 ESC 에버는 이번 승강전에서 LCK 소속 팀에게 운영으로 밀렸다고 평할 경기는 단 한 세트도 없다.

■ '이기는 법'을 아는 ESC 에버, MVP

운영은 동등했다. 라인전도 비슷했다. 그럼 어디서 승부가 갈렸을까. 이 두 경기의 핵심은 '자신감'의 차이였다. 이번 승강전에서 기존 LCK 팀이었던 스베누 소닉붐과 콩두 몬스터의 태세는 정말 수비적이었다. 자신들이 비슷하게만 가면 이길 수 있다는 근거 없는 믿음이 보였다. 상대는 이전까지의 2부 리그 팀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콩두 몬스터와 스베누 소닉붐은 바론을 잘 잡는 조합으로도 날카로운 바론 시도를 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유리한 타이밍에 과감한 이니시에이팅도 소극적이었다.

ESC 에버와 MVP는 달랐다. 자신들이 바론 사냥을 잘하는 조합이면 자신 있게 시도했다. 바론 시야 장악 이후 하나를 자른 뒤 수적 우위를 통해 안정적으로 바론을 가져가는 것보단, 바론 사냥을 시도하다 상대가 오면 교전을 여는 방식을 선호했다. 정면 교전이나, 상대의 빈틈을 노려 달려드는 플레이도 서슴지 않았다.

그 차이는 한 시즌 간 축적된 '승리'에 대한 노하우의 차이였다. 이번 시즌 스베누 소닉붐은 2승 17패, 콩두 몬스터는 1승 18패로 두 팀이 합쳐 세 번의 승리밖에 얻지 못했다. 반면, MVP는 9승 4무 0패, ESC 에버는 8승 3무 2패로 정규 시즌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기세는 보이지 않는다. 선수들의 자신감도 보이지 않는 유형의 수치다. 그런데도 롤챔스 해설위원들은 항상 기세를 강조했다.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최상위권으로 군림한 두 팀은 한타에서 이기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가 달랐다. 물론, 기세와 자신감도 달랐다. 그값진 경험 을 바탕으로 MVP와 ESC 에버는 난공불락으로 보였던 승강전의 장벽을 무너뜨렸다.

두 팀이 승리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ESC 에버의 '로컨' 이동욱과 '키' 김한기의 바텀 듀오가 강력해서도, MVP의 미드 라이너 '이안' 안준형이 날뛰어서도 아니다. 물러설 곳이 없는 두 팀은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지킬 것이 있는 두 팀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 달라진 환경, 경쟁력 증명한 챌린저스 코리아

사실 두 팀의 승격에는 달라진 챌린저스 코리아의 인프라도 한몫했다. 온라인 대회로 진행되던 지난 시즌 챌린저스 코리아 팀들은 확실히 롤챔스 무대에 적응하지 못했다. 생소한 부스, 많은 관중, 쏟아지는 관심에 그들은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했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많은 것이 필요했으나, 주최 측은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선수들의 대회 경험을 위해 오프라인 대회로 방식을 바꿨다. 대회 진행을 위해 방음 부스가 있는 경기장도 만들었다. 생소한 관중들의 시선에 압박을 받았던 선수들도 리그가 진행되면서 무대에 적응해나갔다.

여기서 얻은 경험은 OGN 부스에서도 통했다. 리그 진행 중에도 드문드문 소문이 들렸다. 챌린저스 코리아 상위권 팀들이 LCK 팀들과 스크림을 한다는 소식. 심지어 MVP가 A 팀에게 다전제 스크림에서 승리했다는 소식까지 전해 들었다. 부스 경험에서 앞서는 어드밴티지, 수준 높은 연습 환경까지 LCK가 앞서던 모든 부분이 평등해졌다. 그러자 무너지지 않을 것 같았던 LCK와 챌린저스 코리아의 벽이 무너졌다. 체계를 갖춘 팀과 그들을 뒷받침해준 인프라가 불가능해 보였던 두 팀의 승격을 이뤄냈다.

임혜성 기자

기사제공 Team LoL 칼럼

http://sports.news.naver.com/lol/news/read.nhn?oid=502&aid=000000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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